2008년 2월 18일 (월) 02:50 경향신문
[기후변화 현장을 가다] 먼 버르삿 순와르 “利器 들어와 편하지만 자연 망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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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안나푸르나의 한 자락인 티니 마을에서 만난, 먼 버르삿 순와르 할아버지(80·사진)의 말이다. 평생을 20여가구의 아담한 티니에서 살아온 순와르 할아버지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다. “요즘은 눈이 적게 내리지. 날씨도 많이 따뜻해져서 보리나 밀, 옥수수, 감자 등 농사가 옛날보다 쉬워졌어. 게다가 비료를 쓰는 데도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고 감자 맛도 더 떨어지는 게 이상하지.” 실제 네팔 기상국에 따르면 네팔의 기온은 연평균 0.06도씩 오르는데, 산지의 경우 0.12도로 상승속도가 더 빠르다.
그는 “마을의 걱정은 산사태”라고 했다. “(마을을 둘러싼 벌거숭이 산들을 가리키며) 원래는 주니퍼(노간주) 나무가 가득차 보기 좋았어. 그런데 불을 때거나 향료를 만들기 위해 수십년 동안 나무들을 베다보니 벌거숭이가 돼버렸지.”
빙하와 만년설이 녹고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는 물음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다. 사람들이 워낙 늘어나고, 온갖 기계를 사용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나름대로 분석한다. 할아버지는 이 지역에 좀솜 비행장에 이어 얼마 전 트럭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편해지는 것은 좋은데, 그러다보니 자연은 망가지는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자주 굶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 그런데 사람이란 게 배가 불러도 자꾸만 더 욕심이 생겨나”라며 의미있는 웃음을 지었다.
〈 티니 | 도재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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