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대전 근교에 있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생가를 찾는다. 초겨울의 문턱에 접어든 얼마 전 그곳에 들렀을 때, 떨어진 낙엽들을 말끔히 치우고 초가지붕을 다시 입히고 있었다. 민족사 복원에 대한 단재 선생의 애끓는 열정과 꿈, 그리고 그 좌절과 비극의 인생을 생각하면서 주변의 숲 속을 거닐었다.
“조선의 역사는 무無정신의 역사다.” 가을개벽을 앞두고, 『독사신론讀史新論』에 나오는 이 한마디에서 ‘역사의 뿌리’를 통째로 잃어버리고도 뚜렷한 문제의식이 없는 이 민족을 질책하는 선생의 안타까운 마음이 새삼스럽게 크게 다가왔다. 마을을 넘어 계곡의 물길을 따라 걷는데, 문득 한 도생과 나눈 도담이 떠올랐다. “종정님! 날이 갈수록 왜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일까요?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요?”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왜 가을우주 개벽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를 말씀해 주세요.” 초겨울의 한기가 느껴지는 계곡으로부터 ‘이제 곧 닥쳐올 대개벽의 실상에 대해 진리의 근본 문제를 대도 차원에서 깨놓고 말해야 할 때가 왔다’고 외치는 거룩한 목소리가 메아리쳐 왔다. 20여 년 전에 출간된 『이것이 개벽이다』 상·하권(이하 『개벽』)에 이어 상권 개정판을 낸 뒤, 다시 하권 개정판을 집필하면서 필자는 1년의 세월을 고민하였다. 그러다 2003년 겨울, 로스앤젤레스에서 증산도 강연회를 마치고 워싱턴에 갔을 때였다. 현재 지구촌을 움직이는 거대한 축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 그곳에 있는 어느 한인식당 앞, 얼어붙은 눈길을 걷다가 문득 『개벽』 완결본의 전체 구성이 구체적으로 온몸에 각인되는 신성한 체험을 하였다. 그것은 내가 스물네 살 때, 우주의 성령의 숨결 속에서 처음으로 대개벽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보았을 때 받은 충격과 흡사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머리 바로 위 하늘에서 벌떡벌떡 가쁜 숨을 내쉬며 엄청난 영기를 뿌려대던 뭇 별들과의 교감! 천상 별들의 궤도 이동, 그 놀라운 변혁의 감동이 필자의 온몸을 또 다시 휘감은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다가오는 대개벽의 실제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하권의 구성을 완전히 새롭게 개편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본서는 가을개벽에 대해 궁금히 여기는 독자들을 위해서,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자연의 재탄생과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전하는 개벽소식의 전모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완결본의 형식으로 정리했다. |
본서를 집필하기까지
본서를 집필할 수 있게 된 은혜 이 책은 실제로 다음 두 가지의 은혜를 입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첫째,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와 필자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헌신적인 구도의 열정이다. 20세기 초반(1910~1930 초), 6백만이 넘는 증산도 도꾼들이 태을주를 읽으며 후천개벽을 밤낮으로 외쳐대던 당시, 서산 고향집에서 상제님의 도생들을 1년 사계절 내내 식객으로 받아들이며 도담을 즐기셨던 할아버지의 희생적인 구도의 생애와 도풍,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일찍이 10대 소년시절부터 강증산의 개벽문화를 인류에게 전하겠다는 청운의 큰 꿈을 가슴에 품고, 해방 후 극도의 혼란기에 제2의 부흥기(1945~1953)를 여신 아버지의 희생적인 구도 역정, 그 헌신적인 신앙의 삶이 바로 필자의 삶의 모태가 되었다. 증산 상제님의 천지 사업을 가업으로 삼은 개척자 집안에 태어난 필자는 누구보다도 일찍 상제님 진리의 전모를 체계적으로 알고 바르게 깨칠 수 있었다. 특히 필자는 상제님 진리 사업에 몸을 던진 이래 지난 30여 년간 신비롭고 강력한 구도체험을 통해 참혹한 개벽상황을 목격하였다. 그리고 이 대변혁의 실체를 인류의 깨달음의 문화사에 공개하고 인류를 대각성시켜, 새로운 삶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에 ‘개벽 실제상황’이라는 다소 단호한 제목의 책을 집필하게 된 것이다. 둘째, 다가오는 가을 문명 대개벽의 실제상황을 체계적으로 전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한 권의 ‘도서道書’가 성편됨으로써 가능하였다. 그것은 이 땅에 태어나 한민족 패망의 역사의 중심에서 한생애를 살며, 인류의 문명사가 새로운 신기원의 전환기에 있음을 깨닫고, 과거 동서의 성자들과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인간의 대 통일 문명 시대를 열어 주신, 개혁과 창조 문화의 궁극의 완성자인 강증산 상제님의 생명 말씀을 담은 새 역사의 경전 『도전』이다. 이 땅에 사는 가을 대개벽의 증언자들 새 역사의 진리, 인류 새 문화의 성전聖典 『도전』이 완성되기까지 숨어 있던 여러 증언자들이 참여하였다. 본서를 마무리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남해의 성도들과 제주도의 구도자에 이르기까지 개벽상황에 대한 소중한 증언들은 계속되었다. 그 가운데 특히 태운장 김형렬 성도의 아내 김호연(본명 정숙, 1897~1992)으로부터 나온 1년여에 걸친 증언은, 강증산 상제님의 도통세계와 자연과 문명개벽에 대해 진리의 틀을 바로 잡아주는 실로 역사적인 놀라운 것이었다. 상제님께서 언제나 어린 동자를 데리고 다니셨다는 증언이 여러 성도들과 제주도에 사는 많은 증언자들에게서 나왔다. 호연을 남장시켜 데리고 다니셨던 것이다. 또한 앞으로 이루어질 개벽의 실제상황에 대한 가을 대개벽의 천군사령관 박공우(1876~1940) 성도의 가족과 제자들의 증언, 그리고 ‘개벽기에 인류가 괴병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를 때 누구도 읽어야만 살아남는다’고 하는 역사상 가장 신성한 주문인 태을주를 전수받은 안내성(1867~1949) 성도에 대한 증언은 진실로 값진 것이었다. 그리고 박공우 성도를 15년 동안 아버지처럼 모신, 구도의 일심 동반자였던 김일화의 아들 천수(1927~ )씨는, “나는 평생 거짓말 할 줄을 몰라요. 우리는 배운 사람이 아닝게 꾸밀 줄을 몰라. 있는 그대로 평생 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것을 그대로 전하는 거여.” 하며, 박공우 성도가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참여하여 들은 충격적인 말씀들을 많이 증언해 주었다. 박공우 성도의 3대 제자로 알려져 있는 김일화, 전이진, 이동술의 아들 김천수, 전수재, 이판규 등 세 사람은 수 차례에 걸쳐(도합 약 10회), 특히 앞으로 강렬하게 몰려올 지구촌의 병겁의 실체와 그 충격적 실태에 대해 상세하게 증언해 주었다. 또한 ‘내성이 너는 이 자리에 앉아서 3년 동안 밤낮으로 태을주를 읽어라.’ 라고 하신 준엄한 강증산 상제님의 명을 받아, 늙은 어머니의 동냥밥을 먹으며 누더기 옷 한 벌로 3년 동안 태을주 수행에 일심한 안내성의 삶, 그것은 역사상 어떤 구도자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구도의 전범典範으로서 깊은 감동을 준다. 이것은 가출한 어머니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안내성 성도의 무릎에서 홀로 자라며, 그 제자들과 더불어 닥쳐올 개벽에 대해, 태을주의 영험과 조화세계에 대해 자주 말씀을 들은 안내성 성도의 막내아들 안정남(1929~ )씨가 수년에 걸쳐 증언해 준 것이다. 그가 사는 서해바다 격포항의 음식점에서 자정 넘어 한 시가 넘도록 장장 일곱 시간에 걸쳐 증언을 들은 뒤, 항구를 뒤로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갑자기 캄캄한 밤하늘에서 백색의 솜털 같은 큰 함박눈이 마치 웃음을 짓듯, 환하고 시원스럽게 쏟아지던 정경을 결코 잊을 수 없다. 그 밖에 일찍이 강증산 상제님의 주요 성도 열두 분을 모시고 직접 들은 내용을 전해준 전주의 나승렬(1923~ ) 옹은 누구보다 지성을 겸비한 겸손한 구도자로서 수년 동안 친절하게 진실된 증언을 해주었다. 또 가을 개벽기 태을주의 권능과 역할에 대해 처음으로 증언해 준 인물이, 여섯 살 이후 부친을 따라 안내성 성도를 모시고 한평생 태을주를 읽으며 모악산을 떠나지 않은 구도자 윤기택(1927~ ) 옹이다. 또한 강증산 상제님의 도의 계승자로서 상제님 못지않은 도통 경지에 올라 영험스런 기적을 숱하게 보여주신 고수부님을 모셨던 여러 성도들과, 그 도문에 몸담았던 이들의 소중하고 고귀한 증언도 셀 수 없이 많다. 그 가운데 종남산의 이우인(1930~ ) 성도, 전주에 살고 있는 김정녀(1925~ ) 할머니는 한국의 대도시에서 일어날 몇 가지 개벽 상황을 증언해 주었다. 이 밖에 모악산에 살고 있는 배은실(1935~ ) 할머니 등, 증언을 해준 많은 이들의 눈물과 가슴 저미는 정성을 잊을 수 없다. “앞으로 천지가 물 끓는다고 하셨어”라고 하며 개벽의 총체적 상황에 대해 전해주는, 안내성 성도 문중의 송기숙(1879~1953) 성도의 딸 송윤심(1921~ ) 할머니의 생동감 넘치는 증언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그들은 『개벽 실제상황』이 성편되기 수년 전, 또 수개월 전부터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이제 때가 되었으니 입을 열어야 한다’며 거듭 태전을 찾아주었다. 최근에는 제주도의 구도자들로부터 “앞으로 개벽이 오기 전 겨울철에 흑사질이 일어난다”는 새로운 증언도 나왔는데 모든 증언은 십여 명의 도생들이 촬영을 하고 현장에서 타자를 치며 지켜보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정성스럽게 이루어졌다. 이 지면을 빌어 그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
개벽 완결본-개벽실제상황을 읽을때 주의할 사항
본서를 읽는 독자들이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독자들이 이 책을 끝까지 참마음으로 정독하고 정성껏 실천한다면, 현실을 뒤덮은 오늘의 깊은 어둠에서 빠져나와 추살의 대운을 극복하고 가을하늘의 진리의 열매를 따내어 마침내 신천지 새 역사의 참 주인공으로 태어나게 되리라. 을유(乙酉, 2005)년 12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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